ⓒ이지영 그림
“내 강의 앞에서 여러분의 이론과 신학은 없어져야 성령을 얻는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목사인 나를 위해 죽으려고 하는 자가 70% 이상이다. 내가 손가락 한 개를 펴고 다섯 개 하면 다 다섯 개라 한다. 어떤 의미에서 목사는 교인들에게 ‘교주’가 되어야 한다.” “어떤 목사는 자신의 사역에 영성이 떨어져 고민하던 중 내 사진을 강대상 의자에 붙여놓고 볼 때마다 기도했더니 성령이 나타났다. 새벽기도 시간에 제일 먼저 나를 위해 기도하라. 성령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
게임릴사이트 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저런 희떠운 말을 설교랍시고 뇌까리는 사랑제일교회 ‘빤스 목사’ 전광훈은 개신교 원로와 목회자·신학자로부터 반성경적·반복음적·비신학적·비신앙적·비지성적이라는 성토를 넘어, “전형적인 이단들의 수법”이라는 정죄를 받고 있
릴게임다운로드 다. 하지만 2000년 가까운 교회사를 살필 때, 정통과 이단의 틀로 빤스 목사를 비난하는 것은 꺼림칙한 데가 있다. 예수로부터 시작된 기독교 자체가 유대교의 이단이었던 데다가, 오늘날의 개신교 역시 로마 가톨릭의 이단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을 건국했다는 청교도 역시 영국 국교회(성공회)로부터 쫓겨났던 이단이다. 한국의 개신교계는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
모바일야마토 하고 있지만, 이들이라고 해서 정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게 기독교라면 근본주의는 시대착오적이 아닌가.
전광훈의 이단적 행태보다 흥미롭고 중대한 문제는 그가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에 미치는 극우주의 정치 행태다.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그는 기독사랑실
백경릴게임 천당(2008), 기독자유민주당(2011), 기독자유당(2016) 창당에 깊숙이 관여했다. 2019년 1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직에 당선되기도 했던 그는(2020년 5월 회장 직무가 박탈됐다) 2021년 국민혁명당을 창당했고, 현재는 자유통일당(2022)을 이끌면서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투쟁’의 사령탑이 되었다.
손오공릴게임 배덕만은 〈전광훈 현상의 기원〉(뜰힘, 2025)에서 전광훈의 근본주의적이면서 신학적으로 이단적인 행태와 극우주의 정치 행태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탄생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단연 12·3 비상계엄”이라고 쓴 지은이는 ‘전광훈 현상’은 한국 개신교계에 돌출한 이질적이고 일회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 개신교계의 역사적·구조적 본모습이라고 말한다.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 순식간에 탄핵 반대 진영의 선봉장이 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의 등장이 증명하듯, 한국 교회 안에 이렇게 많은 극우주의자들이 존재하게 된 원인은 어디 있을까.
한반도에 기독교가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곳은 서북 지역(평안도·황해도)이었다. 개신교가 서북 지역에서 환영받은 이유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이 지역이 줄곧 중앙의 괄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야 할 중요 사항은 서북 지역에 들어온 개신교의 성격이다. 김진호의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오월의봄, 2020)에 따르면, 1893년 이후 서양의 개신교 선교부들 간에 맺은 한반도 선교지 분할 협정에서 평안도와 황해도는 미국 북장로회의 배타적 선교 영역이 되었는데, “미국 북장로회 출신 선교사들은 당대에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강성의 근본주의자들이었다”.
배덕만은 한국 교회가 반공과 친미주의에 치우치면서 비도덕적·비민주적으로 행동하게 된 극우화의 원인을 네 가지로 꼽았다. ①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월남한 교인들에 의해 남한의 교회가 재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고향, 재산, 가족, 교회를 잃어버린 월남 교인들은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근원적 분노와 공포를 집단적 무의식이자 삶의 양식으로 내재화했다. 동시에 자신들에게 삶의 공간과 신앙의 자유를 제공한 미국 및 그들이 추구하는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를 신앙화하게 되었다. 제주 4·3사건에서 도살자 역할을 맡았던 서북청년단은 월남한 목회자였던 한경직이 세운 영락교회 청년회와 동일 조직이다.
②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진 파시즘 체제와 맺은 끈끈한 정교 유착 및 거기서 얻은 기득권. ③한국 교회가 초창기부터 수용했던 근본주의적 신앙과 신학. 근본주의는 한국에서 우익 정부와 배타적 일치, 숭미와 반북, 진보적 좌파와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극단적 적대감으로 표출되었다. ④한국 교회가 처한 존재론적 위기감이 초래한 종말적 광기. 한국 교회는 21세기에 진입하면서 빠르게 신자들이 이탈하고 교세가 급감하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교회가 반성과 개혁 대신, 문제의 원인을 페미니스트·종북좌파·이단·동성애자·외국인(중국인·무슬림)에게 돌리게 된 것. 여기에 한국 교회가 ‘기독교 국가’를 꾀하고 있는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자(기독교 우파)의 전략을 따라 하고 있음을 새로 추가할 수 있다.
‘하나님이 세운 사람’ 윤석열
무속의 힘에 대통령 당선의 운을 걸었던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고 난 뒤, 역술인의 말에 따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겼다. 그 자신이 ‘영적인 사람’이라던 배우자 김건희의 비선으로 천공과 건진법사, 자칭 ‘지리산 도사’ 명태균이 버젓이 거명되었다. 이들은 공식 직책도 행정절차도 없이 대통령 주변에서 국정에 관여했다. 무속에 진심이던 윤석열은 이태원 참사 대응 실패와 코바나컨텐츠 특혜 의혹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로 터져 나오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주저앉은 2023년 초, 보수 개신교 단체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은 무속으로 채울 수 없었던 권력의 정당성을 보수 개신교로부터 얻으려 했고, 그의 노력은 12·3 쿠데타 때에 극적인 보답을 받았다.
김가현은 〈주술 왕국〉(갈무리, 2025)에서 윤석열이 극우 개신교 목사들의 지지를 받은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 위기 상황에서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기독교 세력은 계엄령 선포에 명분을 부여하며 윤석열을 ‘하나님이 세운 사람’으로 내세웠다. 일부 대형 교회는 탄핵 반대 집회에 교인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했고, 급기야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하는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일련의 과정은 극우 개신교 세력이 단순한 지지 세력을 넘어, 정권의 권위를 보완하는 행동대원으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이 시점에서 주술과 종교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무속이 담당했던 ‘영적 정당성 보완’의 역할은, 극우 개신교 세력에게 넘어가, 조직적인 동원 수단이 되었다.” 신학자이자 담임목사인 배덕만은 “전광훈을 한국 기독교의 치명적인 이단으로 규정”한다.
장정일 (소설가) editor@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