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허인회 기자)
"백수로 지내다 뒤늦게 대학 나와 2년6개월 동안 회사 다니던 아들이 일이 생겨 그만두게 됐습니다. 그런데 실업급여가 나온다며 직장 찾을 생각도 안 하고 계속 놀고만 있습니다. 구직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만 받으러 돌아다닙니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짧거나 금액이 적다면 직업을 구하려고 노력할 텐데 최저임금의 80%를 주니 누가 일하려 합니까."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한 민원인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최근 수년 새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청년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며 실업급여 하
바다이야기#릴게임 한액도 증가했다. 이에 최저임금을 받는 것보다 실업급여를 받는 편이 더 이득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 의왕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던 A씨(28)는 지난 7월부터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회사와 협의 후 권고사직으로 퇴사한 후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 A씨는 "실수령액 월 240만원 남짓을
바다신2릴게임 받았지만 식비, 교통비 등 생활비를 제하면 실업급여를 받는 것과 10만~20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며 "임금과 복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 미래가 보이지 않는 커리어 등 스트레스를 받으며 다닐 바엔 실업급여를 받으며 재취업에 도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슬롯 ⓒChatGPT 생성 이미지
"실업급여 받아 코인에 150만원 투자한다"
올 초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300인 미만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3238만원이다. 실수령액으로 따지면 월 240만원 수준이다. 고된 업무와 직장 내 스트레스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를 견디느니 실업급여를 받으며 재충전과 자기계발을 하겠다는 것이 '합리적 선택'으로 굳어지고 있는 게 현실인 셈이다.
청년층의 실업급여 수급 증가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감사원의 고용보험기금 재정관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3년 실업급여 지급 전체 증가율은 40.5%다. 전체 실업급여 지급 규모는 2019년 8조83
백경게임랜드 00여억원에서 2023년 11조7750여억원으로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5~29세의 실업급여 수급 증가율이다. 2019년 해당 연령대에 지급한 실업급여 규모는 약 7020억원이었다가 2023년엔 1조2860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83.2%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뒤이어 60대 이상이 75%, 25세 미만이 62.6%를 기록했다. 30·40·50대의 실업급여 증가율은 20%대였다.
또 다른 문제는 실업급여가 취지와 다르게 쓰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업급여를 주제로 소통하는 한 커뮤니티에 어떤 이는 "오늘 180만원 입금 완료됐다. 바로 비트코인에 150만원 넣었다"고 썼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면접을 보지 않기 위해 학력은 고졸로, 군필 여부도 미필로, 자기소개란도 한 줄만 써놓으니 면접 오라는 연락이 하나도 안 온다"고 적기도 했다. 실업급여를 계속 수급하기 위해선 지원회사, 면접일자 등 구직활동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이들은 지급받은 실업급여를 투자금으로 유용하거나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셈이다.
이는 물론 실업급여를 받는 대다수 청년의 얘기는 아니다. A씨는 "첫 달은 회사를 안 가도 된다는 해방감과 다시 직장을 구하려는 의욕이 넘쳤지만 실업급여 종료가 다가오면서 점점 불안해진다"고 압박감을 토로했다.
12월11일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 창구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내년에도 실업급여가 최저임금 웃돌 듯
흔히 실업급여라 부르는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제도상 실업급여의 일종이다. 비자발적으로 실직한 근로자에게 최소 120일부터 최대 270일까지 급여를 지급해 생계 불안을 완화하고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단 이전 사업장에서 180일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만 해당된다. 실업급여 액수는 기존 직장에서 나오기 직전 3개월간 평균임금의 60%가 기준이다. 다만 이 액수가 최저임금보다 낮다면 최저임금의 80% 수준으로 높여준다.
11월13일 발표된 감사원의 고용보험기금 재정관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을 받는 근로자가 주 5일 40시간 일할 경우 월 환산액은 206만740원이었다. 세금과 각종 보험료 공제 후 받는 실수령액은 월 184만3880원이었다. 그러나 실업급여는 월 최소 189만3120원에서 최대 191만9300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일반 근로소득과 달리 세금이나 보험료 공제가 없기 때문에 실수령액이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많게 된 것이다. 최저임금과 실업급여의 다른 계산법도 한몫한다. 근로자는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할 경우 유급휴가 1일을 더해 일주일에 6일치 임금을 받는 반면, 실업급여의 경우 하한선 기준이 최저임금의 80%를 주중, 주말 구분 없이 매일 받는 것으로 계산한다.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는 실업급여가 되레 청년의 취업 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제도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구직급여 하한액을 폐지하고, 구직급여액은 평균임금의 60%인 현행 기준을 준용해야 한다"며 "수급 요건 기준 기간은 18개월에서 24개월로, 기여 기간은 180일에서 12개월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9월 개정안을 발표했다. 5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반복 수급자에 대해 반복 수급 횟수별로 급여액을 최대 50%까지 감액하고, 실업급여를 다시 받기 위한 대기 기간을 기존 7일에서 최대 4주까지 연장할 수 있는 게 골자다. 하지만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실업급여' 역전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은 높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 대비 2.9% 인상된 1만320원이다. 주 40시간 근무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월 215만원 정도다. 여기에서 4대 보험과 소득세 등을 공제할 경우 약 195만~2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업급여 상한액도 올라간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실업급여 하한액이 일당 6만6048원(8시간 기준)으로 현 상한액(6만6000원)보다 높아지게 되면서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 실업급여 상한액은 6만8100원으로, 실업급여를 최대로 받는다면 월 204만원(30일, 하루 8시간 기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월 최소 지급액은 올해 약 192만원에서 6만원가량 늘어난 198만원이다. 실업급여의 달콤함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급여 하한액이 상한액을 역전할 상황이라서 상한액을 인상한 것"이라며 "그렇다고 실업급여가 반드시 최저임금보다 많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4대 보험과 가구원 수나 배우자 여부 등 개인별 세금 공제 조건에 따라 최저임금 실수령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실업급여 금액이 무조건 최저임금보다 많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어 "11월12일 출범한 고용보험제도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에서 실업급여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오랜 논의와 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단시간에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