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봄바람이 부는 창가에 앉아 클래식을 듣다보면 마음까지 산뜻해진다. 2명의 피아니스트에게 물었다. 포근한 햇살이 사방을 채우는 이 계절, 어떤 곡을 들어야 성큼 다가온 봄을 제대로 맞이할 수 있을까. 먼저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조은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추천한 ‘봄에 듣기 좋은 클래식’을 소개한다.
모리스 라벨
◆‘라벨’의 ‘현악 4중주 중 2악장’=봄에 태동하는 생명력과
손오공릴게임예시 꽃을 찾아다니는 벌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곡으로 시작해보자. 첫번째 곡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현악 4중주 중 2악장’이다.
이 곡은 바이올린 두대와 비올라·첼로로 연주한다. 소수가 모여 연주하는 음악을 말하는 실내악은 서로 다른 악기가 모이는 게 일반적이나, 모양도 비슷하고 연주법도 같은 현악기만 모였다. 크기와 음역이 조금씩 달라
바다이야기합법 악기 하나하나 들리는 선율에 집중해보는 즐거움이 있다.
조 교수는 “이 작품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피치카토 주법”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스크 출신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라벨은 기타를 튕기듯 연주하는 스페인의 발현 주법을 이 곡에 적용했다. 보통 현악기는 활로 현을 마찰해 소리를 내지만 이 악장에서는 기타나 하프처럼 손가락으로 현을
손오공릴게임 튕겨 연주한다.
프랑스의 부드러움과 스페인의 활기찬 리듬이 만나 새싹에 맺힌 물방울이 튀어오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조 교수는 “이 악장에서는 리듬이 계속 변화한다”며 “6박 계열 리듬과 3박 계열 리듬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음악에 생동감을 더한다”고 말한다.
바다이야기5만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중 3악장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새 학기, 새 출발, 한해의 첫 계절인 봄. 그 시작을 맞아 작은 모험을 떠나는 기분으로 음악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두번째 곡으로 추천하는 ‘세헤라자데’는 ‘아라비안나이트’로 알려진 천일야화를
릴게임야마토 오케스트라로 화려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풍부한 선율과 다채로운 악기 구성 속에서 청중은 마치 신비로운 동방의 모험을 따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해군 장교였던 림스키코르사코프는 항해하며 동방 세계를 경험했고 그곳의 전설과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작곡했다.
아라비안나이트는 술탄의 왕비가 된 세헤라자데가 살아남으려 매일 밤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술탄은 왕비의 배신을 목격해 새로 맞이하는 왕비를 첫날밤이 지나면 모두 처형했다. 그러나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 술탄은 처형을 미루고 천일 동안 그녀가 풀어내는 서사에 귀 기울인다.
여러 모험담 가운데서도 가장 달콤하고 서정적인 장면이 펼쳐지는 부분이 바로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다. 조 교수는 “유려하고 부드러운 선율 속에서 작은북이 계속 리듬을 이끌어 신선한 에너지를 불러온다”며 “그 리듬 덕분에 곡 전체에 생동감이 살아나 봄의 정서와도 잘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로베르트 슈만
◆‘슈만-리스트’의 ‘헌정’=봄은 역시 사랑스럽고 따뜻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세번째 곡은 슈만의 가곡 ‘헌정'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리스트의 작품이다. 이 곡에는 사랑의 결실을 경험한 슈만의 기쁨이 담겨 있다. 슈만은 클라라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졌는데 슈만의 피아노 스승이었던 클라라의 아버지가 두 사람의 결혼을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법정 소송까지 이어진 긴 싸움 끝에 결혼을 허락받았다.
1840년 두 사람이 결혼하면서 슈만은 100곡이 훌쩍 넘는 가곡(성악곡)을 작곡했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클라라에게 사랑과 결혼을 상징하는 ‘미르테의 꽃’이라는 가곡집을 선물했다. 그 첫 곡이 바로 ‘헌정’이다. 가사에는 “당신은 나의 영혼, 나의 심장, 나의 기쁨, 나의 슬픔, 내가 사랑하는 세상”이라는 고백이 담겨 있다.
이 곡을 발표한 지 약 8년 뒤 리스트는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다. 성악 선율과 반주를 단순히 옮긴 게 아니라 피아노라는 악기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오케스트라 협주곡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피아노의 화려한 아르페지오와 다성적인 울림을 통해 성악의 선율과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해낸다.
조 교수는 “4분가량의 짧은 곡인데도 고백·경건함, 폭발적인 열정 그리고 고요한 마무리까지 다양한 감정이 교차한다”며 “마지막 부분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선율이 조용히 스쳐 지나가듯 등장하며 음악이 잔잔하게 가라앉는다”고 말했다.
동장군의 한기 탓에 움츠러들었던 감각을 깨우고 봄의 따스한 숨결을 반길 시간이다. 프리마베라(이탈리아어로 봄이나 청춘을 뜻함)!
봄에 어울릴 만한 클래식을 감상하며 당신의 새로운 여정에 돛을 올려보는 것은 어떨는지.
[용어설명] 아르페지오
화성구성음이 동시에 울리는 것이 아니라 차례로 울리는 음을 말한다. 펼침화음이라고도 한다.